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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 책이야기 [태안따라가게] 33년, 3천원, 테이블 6개! 여기서 줄 서는 이유 - 파전칼국수

2장 - 태안 상인의 장사 기술


묵묵히 한 길로 수십 년 내공의 장인정신






33년, 3천원, 테이블 6개! 여기서 줄 서는 이유 


파전칼국수 장래덕, 장병돈 씨 






| 상호 : 파전칼국수
| 품목 : 칼국수
| 전화번호 : 041-673-2772
| 주소 : 태안읍 서부시장 시장3길 11-3
| 내용 : 33년 전. 다 불어버린 칼국수를 버리며 울고, 손님들의 짓궂은 장난에도 쉽게 울었던 자매가 어느새 
           서부시장의 손꼽히는 맛집으로 거듭난 과정을 담았다. 
           이젠 가게에 온 손님들에게 태안 관광가이드까지 자처하는 의좋은 자매의 이야기





눈만 보아도 마음이 통하는 자매의 돈독한 정이 칼국수에 맛을 더한다.


 


 의좋은 자매의 칼국수 도전기


 서부시장의 파전칼국수는 여섯 개의 테이블이 놓여 있는 작은 가게다. 그러나 손님들 사이에선 ‘줄서기와 합석은 기본’이라는 말이 떠돌 정도로 늘 사람들로 꽉 차는 가게이기도 하다. 손님이 많은 시간에도 호흡이 척척 맞는 이 가게의 장래덕(66)·장병돈(63) 씨는 자매지간이다. 파전칼국수는 이미 여러 차례 방송에 나올 정도로 칼국수가 유명하고, 남들에게 ‘둘이 한 번 싸워봐라’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자매의 우애 역시 유명하다. 장래덕·장병돈 자매를 만나 33년째 함께 맛있는 칼국수를 만들며 사는 이야기를 들어봤다. 


동생 장병돈 씨는 사람들이 왜 우리 자매에게 싸워보라고 권하는지 모르겠다며 기분 좋게 웃었다. “다들 그러더라고요. 절대 자매가 이렇게 장사 오래 못 한다고. 그냥 서로가 이해하면 싸움은 없어요.” 언니 장래덕 씨는 조금 더 솔직하게 말했다. “제가 성질이 급해서 실수를 많이 해요. 동생이 많이 참아주죠. 나중에 동생이 이래저래 이야기를 하면 내가 바로 사과를 하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가 싸우면 안 되는 이유가 있어요. 우리가 싸우면 음식이 맛이 없어져요. 짜증나서 하면 음식이 당연히 맛이 없죠.” 두 자매는 장사를 하며 누구보다도 서로를 잘 아는 사이가 되었고, 또 누구보다 맛있는 칼국수를 만들기 위해 협력하는 사이로 발전해왔다. 두 자매가 처음 가게를 시작한 건 33년 전이었다. “처음 이 자리에서 시작했을 땐 시장이 만들어 지기도 전이었어요. 그때만 해도 우리가 국수 가게를 하려던 건 아니었어요. 파전 같은 걸 하려고 했죠. 근데 당시에 여기가 주거지역이라 주점 허가가 안 나더라고요. 그래서 음식점 허가를 내야 했죠. 그때만 해도 우리나라가 힘들 때였어요. 먹거리가 많지 않았고, 그중 싸게 먹을 수 있는 게 국수였죠. 그래서 어려웠던 시절에 국수장사부터 시작하게 됐어요. 워낙 가게를 작게 시작해서 우리집을 많이 알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했었죠. 그러다가 내린 결론이 싸게 팔자는 거였어요. 그때 국수를 삼백 원, 칼국수를 오백 원, 파전은 이천 원에 팔았죠.” 그렇게 두 자매가 운영하는 식당의 이름은 ‘파전칼국수’가 되었다. 




두 자매는 장사를 처음 시작하던 무렵인 삼십 대 초반으로 기억을 더듬어 갔다. 동생 장병돈 씨는 지금과는 전혀 달리 어설프게 국수를 만들던 시절을 떠올렸다. “장사를 시작하긴 했는데 경험이 너무 없었어요. 누가 국수 면을 벽에다 던졌을 때 붙으면 익은 거라고 하더라고요. 그 소리를 듣곤 국수를 끓이면 매일 던져서 벽에 붙여보고 그랬죠. 그만큼 어설프게 국수 장사를 시작했어요.” 언니 장래덕 씨는 직접 국수배달을 다니며 매일을 눈물바람으로 보낸 시절을 떠올렸다. “옛날엔 국수 열여섯 개 정도를 머리에 이고 오층까지 배달가고 그랬어요. 하루는 손님이 왜 이렇게 국수가 불었냐고 항의를 하더라고요. 그러면 그 소리 듣고 속상해서 돌아오는 길에 울었어요. 또 어떤 날은 손님이 장난으로 국수 시켰는데 왜 칼국수 가져왔느냐고 막 화를 내더라고요. 그러면 가져와서 그거 버리면서 또 울고 그랬죠. 참 많이도 울면서 장사 했어요.”





 파전칼국수의 칼국수 한 그릇에는 태안에서 나는 모든 것들이 담겨 있다.


 


 파전칼국수에 와서 세 번 놀라다.


 젊은 시절 어설픔과 눈물로 장사를 하던 시간을 지나 어느새 두 자매의 가게는 삼천 원이면 먹을 수 있는 푸짐한 칼국수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몇 번 방송에 출연한 이후 지금은 전국의 손님들이 찾아오고 있다. 언니 장래덕 씨는 얼마 전 찾아왔던 한 손님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엊그제 손님이 그러더라고요. 이 집에 와서 세 번을 놀랐다고요. 맛있어서 놀라고, 바지락 많이 들어가서 놀라고, 값이 싸서 놀랐다고.” 두 자매는 그때 그 손님이 말한 세 번 놀란 이유들을 하나하나 곱씹기 시작했다. “맛은 별거 없어요 사실. 우리가 태안에서 나고 자랐거든요. 그래서 음식 재료들도 다 태안에서 난 것들을 써요. 안면도 고추, 태안에서 난 송화 소금, 이 앞 갯벌에서 긁어온 바지락을 가져다 쓰는 거죠. 이게 우리집 칼국수 맛을 만들어요. 얼마 전에는 홍성에서 자주 다니는 우리 단골손님이 그러더라고요. 더 자주 먹고 싶으니 홍성에서 가게 하면 안 되겠느냐고. 그래서 거기엔 매일 잡아오는 싱싱한 바지락이 없으니 안 된다고 그랬죠.”   

이어서 동생 장래덕 씨는 이 집 칼국수의 푸짐한 양에 대해서 운을 뗐다. 어떤 손님들은 이렇게 많이 줘서 남는 게 있느냐 걱정해주기도 하지만 정작 멀리서 찾아온 손님들을 만나면 고마워서 푸짐하게 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얼마 전에 온 손님은 텔레비전에 우리집이 나오는 걸 보다가 너무 먹고 싶어서 무작정 두 시간 반을 걸려서 왔다고 하더라고요. 왕복 다섯 시간이 걸리는 건데. 제가 너무 감사해서 칼국수에 바지락을 듬뿍 넣어줬죠. 전혀 아깝지가 않더라고요. 언니 장래덕 씨 역시 고마운 손님들이 너무 많다며 운을 뗐다. “어디 학교인지는 모르겠는데 교수님들과 학생들 합쳐서 열 명 정도가 가끔 같이 오세요. 어떨 때는 칼국수에 같이 넣어달라고 쭈꾸미를 사오시더라고요. 근데 그게 그냥 칼국수에 넣는다고 되는 일이 아니거든요. 따로 끓어야 해서 일이 많아요. 그런데 따로 끓여서 해드렸어요. 왜냐면 그분들이 우리 태안에 기름유출사고 났을 때 와서 많이 도와주고 그랬거든요. 그분들이 우리 태안이 힘들 때 그만큼 도와주셨는데, 제가 그거 하나 못 해드리겠어요.”    

칼국수 값 삼천 원을 받을 때도 두 자매만의 철칙이 있다. “저희들은 삼천 원 받을 때 꼭 두 손으로 받아요. 중학생이 돈을 내든, 고등학생이 돈을 내든 마찬가지죠. 인사도 마찬가지에요. 칼국수는 삼천 원이여도 인사는 늘 만 원짜리 인사를 하자. 속으로 매일 생각하죠.” 저렴한 가격, 푸짐한 양, 좋은 재료, 손님을 생각하는 마음, 두 자매의 우애까지 합쳐져 자매는 모두가 반할만한 칼국수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칼국수도 팔고, 관광가이드도 하고




그래서 그런지 가게의 벽면에는 유명 연예인들의 사인이 가득 붙어있었다. 그러나 유명연예인들의 사인보다 더 눈에 들어온 것은 커다란 태안군 관광지도였다. 장래덕 씨는 손님들에게 줄 관광안내도를 늘 가게에 보관하고 있었다. “방송에 나가니까 서울에서, 대구에서, 전주에서도 손님이 오시고. 저번엔 일본인 관광객도 오셨더라고요. 전국 곳곳에서 외지 손님들이 오시는 거죠. 그런 분들 중에는 태안에 처음 오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우리집 칼국수 먹으러 왔다가 태안에 처음 오시는 거죠. 그래서 아는 분한테 안내도를 받아다가 벽에 붙여 놨어요. 그리고 관광지도도 드리죠. 그거 보고 태안 구경하고 가시라고. 그러면 손님들이 너무 좋아하시죠.” 태안에서 나고 자라 태안의 바지락으로 만든 칼국수를 만드는 자매는 어느새 태안토박이로서 관광객들을 안내하는 역할까지 맡고 있었다. 관광객들에게 주로 어디를 많이 권하는지 물었다. “외지에서 온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강원도, 전라도 같은 곳은 바닷물이 깊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우리 태안은 바닷물이 깊지 않아서 애기들도 놀 수 있는 곳이 많죠. 체험장도 많고. 외지분들이 어디가 좋냐고 물으면 우리가 추천을 해요. 신두사구 한 바퀴 돌아서 소원면에 있는 천리포수목원에 갔다가 의항으로 한 바퀴 돌아서 안면도로 가라고. 그렇게 보통 일러드리죠.” 손님에게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고, 관광안내지도까지 쥐어 주는 이 두 자매만큼 훌륭한 태안관광 가이드가 또 있을까 싶었다. 


두 자매는 아직까지도 삼십 년 넘게 점심에는 꼭 자신들이 파는 칼국수를 먹는다고 한다. “우리는 점심에 꼭 칼국수 먹어요. 남들은 질려서 그걸 어떻게 먹느냐고 그래요. 그러면 우리는 그러죠. 이게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한 음식인데 질리겠느냐고.” 두 자매에게 삼천 원짜리 칼국수의 의미는 남다르다. 어려웠던 시절을 이겨내게 해준 소중한 음식, 전국에서 오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해주는 음식, 내 고향 태안을 알릴 수 있는 음식인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 집의 칼국수는 마법처럼 사람들을 이끌고, 두 자매를 더욱 돈독하게 해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자매가 손으로 직접 국수를 뽑아 낸지도 30년이 훌쩍 넘었다






본문은 태안군청에서 [태안 따라 가게]로 제작된 글 입니다. 


태안읍 중앙로·태안특산물전통시장·서부시장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www.taean.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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