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해저목장 시스템
일본의 바다목장 시스템은 미이용해역인 해중공간의 이용과 함께 근해역으로의 확대를 꾀하고 있다. 특히 해중공간의 이용을 위해 중층에 인공해저를 설치하여 그 곳을 생물의 거주지 및 어류의 군집장소로서 이용하려는 실해역 실험이 시도되고 있다. 현재 다용도로 이용되고 있는 연안해역의 양식시설은 해면으로부터 수심 약 10m 범위이며 인공어초가 설치된다면 해저로부터 높이 5m정도가 된다. 따라서 수심 10m정도에서부터 해저 위 5m정도까지의 공간은 미이용상태로서,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일본은 바다목장의 해중공간 이용 가능성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데, 1989년도부터 이와데현(岩手縣)과 해양과학기술센터(JAMSTEC)와의 지역공동연구가 시작되어, 잠항부상형(潛降浮上型) 인공해저목장 시설에 대한 건설계획이 추진되었다.
인공해저목장은 미이용 공간을 활용하되, 이로 인해 항로 이용에 방해가 되어서는 안되며 구조물의 내구성이 보장되어야 하고 강우(降雨)와 육수유입에 의한 수질변화가 생물 등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야 한다. 또한 현장설치에 있어서도 자연에 맡기는 방치형이 아니라 여러가지 용도에 이용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야 하며, 생물에 피해가 없도록 페인트 도장을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
바다목장은 해안에서 2㎞떨어진 곳까지를 경계로 하며, 육상관리동, 중간육성가두리, 음향급이부이, 해중케이블, 체류초 등으로 구성된다. 또한, 해상부의 음향급이부이 주변에는 방류어류들의 서식환경을 높여 줄 어초(물고기 집)를 설치하여야 한다.
이와데현 남부의 리아스식 만내(灣內)는 해안에서 급경사로 떨어지는 암반부분과 넓고 평평한 모래질의 해저로 구성되어 있어 인공의 해저를 해조류(海藻類)의 생육에 적합한 수심에 설치하여 다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오랜 숙원사업이었다. 1990년 12월 이와데현 방파제 안쪽의 수심 16m의 정온해역에 설치된 잠항부상형 인공해저목장은 「Marine Aya」라고 명명되었는데, 중층에 부유하는 20m 사방형 인공해저면과 그 중앙에서 해상으로 치솟은 기계실까지 일체화된 구조로 구성되었으며 부상할 때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웨이트를 매달고, 체인과 앵커로 계류되었다. 인공해저면은 주위를 가운데가 빈 강재 프레임으로 둘러싸서, 그 안에 레일형의 강봉(鋼棒)을 1m 간격으로 설치하여 전복 양식용 바구니 등을 자유롭게 고정할 수 있도록 하였고, 레일 부분의 위에는 작업할 때 발을 디디는 장소로써 FRP로 만든 깔판을 고정시켰다.
잠항부상은 인공해저 중앙의 해수 탱크에 물을 채우거나 배수(排水)하는 방식에 의해 행해진다. 배수는 기계실의 디젤 발전기를 가동하여 해수탱크 안의 배수펌프를 작동시키는 방식으로 하고 물을 채울 때는 급수밸브를 개방시켜 자연급수토록 한다. 시설의 경사와 탑재중량의 변동에 의한 흘수의 조정은 네 모서리의 밸런스 탱크에서 행해진다.
1991년도에 이 시설을 이용하여 인공해저면에서 전복을, 그 하층공간에서는 조피볼락을, 그리고 인공해저로부터는 가리비의 종묘를 수하하는 복합양식이 시도되어, 해중공간의 입체, 다목적 이용이 가능하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1992년도 이후부터 지금까지 경제성과 효율성이 좋고 잔손이 가지 않는 전복양식을 계속하고 있다. 전복을 원래의 생식조건과 같은 곳에서 사육하므로 껍질의 색깔이 천연의 것과 거의 같으며, 먹이를 한번에 대량으로 주어도 장기간(적어도 3주일 정도) 부패하지 않기 때문에 급이는 한달에 1∼2회 정도로 충분하였다. 육상수조의 경우는 수질관리에 다량의 경비가 필요하지만, 이 인공해저 시설의 중층공간에서는 해수의 유동이 좋아 별도의 비용이 전혀 필요치 않았다. 이 인공해저목장은 세계에서도 유례없는 잠항부상 기능을 갖춘 해저목장 시설로서, 해중의 다목적, 입체적 이용이 가능하다. 시설본체가 해중에 있기 때문에 파랑에 의한 동요가 적어 구조체가 안정적이며 적조가 발생하더라도 양식생물에의 영향은 피할 수 있고 저렴한 운용경비로 대량 생산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우라나라의 경우 연안에 다수의 양식장이 운영되고 있으나 아직 인공해저목장과 같은 종합적인 관리체계로는 발전되지 못한 실정이다. 그러나 이와같은 해중 및 해저 바다목장 시설이야 말로 미래식량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첩경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