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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 , 책이야기 [태안따라가게] ‘오래된 것들’의 화려한 부활 - 복음전자 이벤트

‘오래된 것들’의 화려한 부활


복음전자 이벤트 황기상 씨






| 상호 : 복음전자이벤트
| 품목 : 전자기기·이벤트
| 전화번호 : 041-674-4853
| 주소 : 태안읍 중앙로 동문리 287
| 내용 : 은 시절, 어르신들의 고장 난 가전제품을 고쳐주기 위해 시골길을 달리던 청년은 이제 이벤트 사업을 통해 
            즐겁고 복된 소리를 태안군 구석구석에 전파하고 있다. 
            삶을 즐겁고 풍성하게 꾸려주는 오래된 기계에 대한 애정을 과시하는 황기상 씨의 담담한 회고


 



 오래된 기계를 다루는 손길에서 장인정신을 느낄 수 있다.


 스무 살 무렵, 기계의 숲에 안착하다


 복음전자 이벤트 황기상(58) 의 작은 가게는 전자기기들로 빼곡하게 들어차 있었다. 사람 키를 훌쩍 넘기는, 이제는 쉬게 두어도 될 듯한 오래된 스피커들의 미로를 헤치고 나가 가게 안쪽에 위치한 그의 사무실에 도착했다. “고장난, 죽어버린 기계가 다시 일어나고 이야기하게 하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경험이었어요.” 다부진 인상과 달리 웃는 얼굴이 아이처럼 해맑은 황 는 잊혀진 기계의 숲에 안착한 오래된 장인을 떠올리게 했다.




아주 어릴 때부터 기계 만지는 것을 좋아했어요. 기술 교과서만 새카맸지요,” 손재주 하나로 40년 동안 가정을 일구고 가족을 건사한 황 였다. “서울 가서 3년 고생하니 기계 뱃속이 얼추 보이더라고요. 이놈이 어떻게 소리를 내고 풍경을 보여주는지가.” 스무 살 시골 청년이 처음 서울역에 도착했던 40여 년 전, 눈앞에 우뚝 서 있던 종합상사의 건물은 그의 피를 뜨겁게 했다. “대우 건물이 어찌나 커 보이던지, , 나도 저런 것 하나 가져야겠다고 생각했지요. 그래서 고향에 돌아와 열게 된 제 첫 가게 이름이 대우전자였어요.” 기억 따라 목소리가 젊어지고 있었다.






오토바이 하나 몰고 태안 구석구석을 누비면서 텔레비전 고치러 다녔지요. 옛날 텔레비전 기억해요? 다리 달리고 상자 속에 보관하던 살림살이 일호. 무겁긴 또 어찌나 무거운지.” 일찌감치 어둠이 내리는 길고 긴 시골의 밤. 고된 하루의 마무리를 달래 주는 것은 텔레비전 속 작고 환한 세상이었을 것이다. “시골 어르신들 낙이 뭐 있나요. 하루 종일 고생하시고 나면 아랫목에 누워 텔레비전 보는 것. 그거 하나 즐거움인데 덜컥 고장 나면 그분들 세상이 얼마나 적적해지겠어요.”  




서비스 센터는 커녕 전화로 수리를 요청할 수도 없는 시대였다. “어르신들이 차가 있나, 아님 전화가 있나.” 살림살이 일호가 고장나면 어르신들은 장날 태안읍까지 나와 대우전자를 찾았다, 삐뚤빼뚤 꼭꼭 눌러 쓴 주소를 받으면 황 는 오토바이에 시동을 걸었다. 흥겨운 소리와 즐거운 장면들을 찾아주기 위해, 그렇게 태안 이곳저곳을 달렸다. 수리를 요청한 시골집에 도착하면 마당에는 어르신들의 소박한 삶이 가득 펼쳐졌다. 깜빡깜빡하는 텔레비전은 물론이요 말 안 듣는 다리미부터 밥 짓는 방법 잃어버린 밥통까지. 모두가 할아버지 할머니 팔다리의 연장이었다.






참 그 때처럼 제가 환영받은 적이 없어요.”   40여 년 전을 기억하며 웃었다. “텔레비전을 뚝딱 고쳐내니 할머니께서 그러시더라고요, ‘내 병도 여기 텔레비전처럼 고쳐졌으면 좋겠네.’라고 손뼉 치며 좋아하시는 것을 보면 나도 보람이 느껴졌지요.” 그 환한 얼굴 보기 위해 황 는 오토바이의 액셀을 가볍게 밟았고, 무겁게 돌아왔다. “낡은 오토바이에 농작물을 가득 실었으니 얼마나 무겁겠어요. 농사지으신 마늘 얹어주시고, 말린 우럭에 소라, 조개... 염전 가면 고맙다고 소금 한 푸대...”






복음전자 ‘이벤트’의 시작

10년이 지났고, 작은 대우전자는 복음전자로 자리 잡았다. “태안 사람들의 즐거움을 위해 달리던 기억, 그 뿌듯함이 가게의 원동력이었어요. 물론 돈도 중요하지만 복된 소식, 복된 소리를 전파하고 싶은 마음에 가게 이름을 복음전자로 바꿨지요.”  가 업종을 이벤트까지 확장하게 된 것은 그 즈음이었다. “뭐 고장나는 게 있어야 고쳐 주고 밥을 먹지.” 수리기술 하나로는 버티기 힘든 시대가 온 것이다. “옛날 전자기기는 적절한 때 적절하게 고장이 났어요. 기술력이 떨어졌으니까 2-3년에 한번은 수리가 필요했었잖아요. 요새는 그렇지도 않아. 그리고 대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서비스 시스템을 독점해서 더 이상 제가 오토바이 타고 돌아다닐 필요가 없어졌던 거지요. 그렇다고 제가 뭐 요리를 잘 해서 어디 밥집을 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어려운 시절이었다.










평생 익혀온 기술을 통해 복된 소식을 태안 구석구석에 채우고 싶다는 황대표.




지방자치시대의 개막은 황 에게 새로운 시작을 가능하게 했다. “여기저기에서 지역만의 고유한 행사가 많이 벌어졌어요.”  씨에게 어제처럼 기억되는 삼십여 년전의 행사가 있다. “초등학교에서 주말에 지자체 행사를 하는데,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엄숙한 시점에 동요가 울려 펴졌지요.” 학교 음악선생님이 처음 기계를 다루다 보니 실수한 것이다. “손발처럼 만지는 기계잖아요. 제가 얼른 뛰어가 수습하고 나니 우리 기계로 훨씬 좋은 소리를 낼 수 있겠는거라.” 얼어 붙어 있는 음악 선생님의 옆구리를 슬쩍 찔렀다. “다음에는 제가 우리 가게 걸로 해 드릴게요.” 이어지는 학교 행사를 황 는 무료로 봉사했고, 운동장에서는 기막힌 소리가 매끄럽게 흘러나왔다.






학교로부터 고마움 반, 미안함 반으로 삼만 원 받았어요. 아 이게 이벤트로구나, 새로운 시장이로구나 싶어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지요.” 복음전자 이벤트의 시작이었다. “기술 있고, 장비 있고, 빠릿빠릿 돌아다닐 줄 아니 태안군 행사 구십 프로는 제가 뛰게 되었어요.” 시대의 변화를 읽은 황 의 소리가 다시 한 번 태안을 채워나가기 시작했다. “오토바이 몰던 가락이 있잖아요. 발이 가벼우니 주머니가 절로 무거워졌지요. 지역 축제, 선거 유세, 체육대회 행사, 교회랑 불가마 사우나 앰프... 오래된 기계들이 저를 도와주기 시작한 거지요.” 선거철 합동연설 한 번 하면 하루가 모르는 사이 훌쩍 지나갔다고 한다. “꼭두새벽부터 기계를 설치하고 좋은 소리 나도록 어루만지고 있으면 마당에서 연설하는 군의원님은 여섯 자리 금액, 공터에서 도의원님은 일곱 자리 금액, 운동장에서 군수님은 어이구...” 시대가 변하면서 합동연설은 차츰 차량 유세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이벤트 차량을 만들었지. 초대부터 지금 군수님까지, 태안군 선거차량은 제가 다 제작했을 겁니다. 오토바이로 돌던 동네들을 이제 이벤트 차량 타고서 쿵짝쿵짝 다시 찾게 되니 그때나 지금이나 뒤에 실려 있는 오래된 기계들이 얼마나 든든하던지요.” 








‘태안 어르신들 기계 수리해주려면 그만큼 오래된 기계가 필요해요.’라고 말하며 웃는 황대표.




예전에는 텔레비전 고쳐서, 지금은 이벤트 진행하면서, 어쨌든 오래된 기계로 태안에 소리 채우는 것으로 밥 먹고 산다는 데는 변함이 없어요.”  는 면민 체육대회나 경로잔치 등에서 태안 사람들의 즐거움을 책임졌고, 교장 선생님 정년식과 군청 사무관의 퇴임식에서는 아쉬움을 달래 주었다. “기계와 더불어, 사람들을 즐겁게 해 준다는 것은 마음을 움직이게 해 준다는 것은 큰 보람입니다.”   40년을 버티게 해 준 원동력이 거기에 있었다.






복된 소리, 복된 소식으로 태안을 채우다


예순을 바라보는 황 씨에게 아직 정년은 멀다. 기운이 닿는 동안 태안 구석구석을 누비고 싶다는 황 씨는 십년 전부터는 조그맣게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지금이야 주로 이벤트 사업을 하고 있지만 사십 년 전자기기 다루던 가락이 있잖아요. 주변 어르신들이 기계가 고장나면 무조건 저한테 들고 와요.” 고데기나 안마기 등, 시간의 흐름 따라 자연스럽게 낡고 닳아가는 것들. 버리고 새로 사는 것이 훨씬 편함에도 손에 익어 선뜻 던져버리지 못하는 오래된 것들의 무게를 황 씨는 잘 알고 있었다. “옛날,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마당에 펼쳐 놓으셨던 소중한 살림살이들의 풍경이 여전히 눈에 선하니까. 최선을 다해 고쳐주지요, 노력과 수고를 생각하면 몇 만원은 받아야 되겠지만 그 값으로 하나 새로 사는 게 나을 정도니 사례 안 받고 그냥 고쳐드려요,” 






복음전자 이벤트, 오래된 전자기기의 숲, 먼지 쌓인 상자 속에는 이제는 팔지도 않는 낡은 부품들이 가득하다. “옛날 기계들을 수리하기 위해 여전히 가지고 있는 부품들이에요. 어르신들에게 필요할 때가 있으니 버리지도 못하겠어요. 어르신들께서 왜 안 받고 고쳐주냐고 물어보시면 아니 뭐 할아버지가 도와줘서 내가 이 자리까지 온 것 아니요.’하고 서로 웃지요.” 황 씨의 사무실 전화가 울리고, 태안군 어디선가에서 벌어지는 이벤트 계획이 잡혔다. 메모하고 기계를 점검하는 황 씨의 손놀림이 날렵하다. 복된 소식, 복된 소리로 태안을 채우고 싶다는 황 씨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본문은 태안군청에서 [태안 따라 가게]로 제작된 글 입니다. 


태안읍 중앙로·태안특산물전통시장·서부시장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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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담당부서 : 관광마케팅팀
  • 담당자 : 김수연
  • 연락처 : 041-670-2583
  • 최종수정일 : 2021-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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