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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 , 맛 , 책이야기 [태안따라가게] 깨 볶는 고소한 시장 만드는 게 꿈 - 태흥떡방앗간

2장 - 태안 상인의 장사 기술


묵묵히 한 길로 수십 년 내공의 장인정신





깨 볶는 고소한 시장 만드는 게 꿈


태흥떡방앗간 가재업 씨




| 상호 : 태흥떡방앗간
| 품목 : 방앗간
| 전화번호 : 041-674-2557
| 주소 : 태안읍 시장5 43-1
| 내용 : 그램 단위로 소금과 설탕 간을 맞추며 국내에 단 두 대밖에 없는 기계를 들여와 국수를 뽑는 등
            정확함과 도전 정신으로 유명한 태흥떡방앗간 가재업 씨. 
            그는 태안특산물전통시장 상인회 회장으로서 시장을 깨 볶는 고소하고 화목한 냄새로 가득 채우고 싶다는 꿈을 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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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특산물전통시장 상인회 가재업 회장은 깨 볶는 고소한 시장 화목한 시장을 꿈꾼다.


 원래 일산에서 떡집을 했었어요. 장사 잘 되는 가게였지.






 태안 안면도 출신인 태흥떡방앗간 가재업(53) 씨는 처음 방앗간 일을 시작했던 20여 년 전을 떠올렸다. “<소문난 여자>, 그 외에도 들으면 ~’ 하고 알 만한 드라마들에 떡을 협찬했었지요.” 배경과 소품에 까다로운 방송국 PD들을 만족시킬 정도였으니 그 맛과 질은 상당한 수준이었을 것이다. “연예인들도 많이 찾아왔었어요. 요즘 같았으면 사인 받아다가 한쪽 벽을 도배했을 텐데.” 일 하는 재미에 빠져 누가 연예인인지도 잘 몰랐다고 한다. “얼굴만 기억나지... , 그 걸걸하게 웃는 아주머니, 전원주씨도 자주 왔었어요.” 2년 만에 일산에서 인정받는 떡집이 되었다. 허리 좀 펴고 돈 좀 쌓아볼 생각에 두근거렸지만 마음 한켠에 어머니에 대한 마음이 무겁게 자리하고 있었다. “어머니가 고향 태안에 혼자 계신지 오래 되셨거든요, 형제들도 다 객지에 나가 있고.” 각별한 모자지간이었고 항상 눈에 밟히던 고향의 어머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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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협찬 단골 일산 떡집, 태안으로 귀향하다




 고향으로 가자.’ 가 씨의 결심과 행동은 빨랐다. “어머니 곁에 자식이 하나는 가까이 있어야겠지요. 돈 쌓아 놓는 것이 뭐 중요한가요,” 가 씨는 고향에 물처럼 스며들었다. 고향 어르신들은 아침에 외출 나간 동네 청년, 저녁에 보듯 가 씨를 맞이해 주었다고 한다. “우리 태안 사람들이 겉보기엔 무뚝뚝한 것 같아도 속정이 깊어요.” 고향 사람들은 필요한 것은 없는지, 불편한 것은 없는지를 툭툭 던지듯 물었지만 정말 필요한 것들을 전혀 불편하지 않게 챙겨 주었다고 한다. 고향이란 곳은 그런 곳이 아닐까. 아무리 오래 멀리 떠돌다 왔어도, 출세하던 쫓겨 오던 간에 상관없이 손가락 발가락 스무 개 잃어버린 것 없이 다 달려 있으면 되었다. 수고했다.’ 며 언제나 품어주는 그런 곳. “느긋하고 평온해서 참 좋아요. 일산 살 때와는 전혀 다른 넉넉한 삶이에요.” 어머니와 더불어 고향 공기 쐬고 고향 물마시니 병원 갈 일이 없다며 가 씨는 웃었다. 고향에서 노랫가락 따라 떡 가락 죽죽 뽑아내고 있노라니 어느새 16년이 흘렀다




떡맛의 비법은 소금과 설탕의 정확한 간




 태안읍을 대표하는 방앗간으로 자리 잡은 가 씨에게 과거 드라마의 단골 협찬을 하게 된 떡 맛의 비결을 물었다. “뭐 딱히 비결이라고는 없어요. 있다면 딱 하나, 정확해야 한다는 것.” 매스컴을 타는 소위 오래된 맛집들은 대부분 손맛과 눈썰미가 중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과연 그것으로 충분할까? “감 말고 간, 감으로 만드는 떡은 맛이 없습니다. 떡의 생명은 간이에요.” 가 씨가 선언했다. “소금 간 설탕 간이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그 떡은 맛없는 떡이지요.” 소금과 설탕의 그램(g)단위에서 맛 자체가 달라진다고 한다. “떡이라는 게 만만하게 보여도, 되게 섬세한 음식이거든요. 밋밋한 맛의 쌀을 양념 발라도 맛있고 그냥 먹어도 맛있는 떡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소금과 설탕의 절묘한 비율이 필요합니다.” 가 씨에게 맛있는 떡을 만들기 위한 소금과 설탕의 황금비율을 물었다. “쌀 양도, 품종도 모르는 상태에서 섣부르게 대답해 드릴 수 없지요,” 문외환의 우문에 전문가의 현답이었다. “쌀 한 말 가져오시면 앉은 자리에서 바로 소금 설탕 저울에 달아 대답해 드릴 수 있겠네요.”라며 가 씨는 씩 웃었다. 장인의 웃음이었다.


태흥떡방앗간이 유명한 것은 떡 만이 아니다. 기름 잘 짜는 방앗간으로 전국에 소문났다. 외지에서 찾아오는 단골이 있을 정도다. “기름 짜는데도 순서가 있어요. 씻고, 볶고, 짜는 순서지요. 이 모든 과정 하나 허투루 넘어가서는 안 돼요. 먼저 잘 씻어야 합니다.” 씻는다는 것은 재료를 들여다보는 것이다. 깨끗하게 씻어내는 과정에서 상한 것, 덜 좋은 것, 덜 마른 것들을 걸러낸다. 최대한 균일한 품질의 깨를 모아놓지 않으면 맛이 탁해진다고 한다. 잘 걸러낸 후에 제일 중요한 과정인 볶는 순서로 넘어간다. 기름 짜는 과정이 백이라면 볶는 과정이 구십이라고 한다. “씻는 것이 정성이라면, 볶는 것은 기술이에요. 자주 상태를 보면서 시간과 온도를 맞춰야 합니다.” 깨가 노릇노릇하게 잘 볶아졌을 때, 그 찰나의 시간에 기름을 짜야 한다. 양도, 질도, 종류도, 심지어 산지도 천차만별인 깨를 한결같은 맛을 내도록 볶는 과정은 갓난아기를 들여다보는 새댁의 마음으로 수시로 들락날락 해야 한단다. 그렇게 시선 두고 정성 들인 만큼 좋은 기름이 나온다.



 드라마 협찬 단골 떡집의 비결은 꼼꼼하고 정확함에서 나온다.




 가게에 들여놓은 기계들은 가 씨의 또 다른 자부심이다. “국산 쌀로 국수 빼는 기계가 전국에 딱 두 대 있는데, 하나는 김해 봉하마을에 있고 나머지 하나가 우리 집에 있답니다.” 쌀을 압착하여 국수로 빼주는 기계는 대부분 수입쌀인 안남미에 특화되어 있다. 우리가 쉽게 접하는 쌀국수는 안남미로 뽑지만 국산 쌀로 국수를 뽑으면 쫄깃함과 찰기의 차원이 다르다고 한다. “포장기계까지 들여놓게 되면 본격적으로 태흥 상표 달고 시장에 내놓으려 합니다.” 국수 뽑는 기계뿐이 아니다. 가 씨의 방앗간에는 태안군에 하나 밖에 없는 고추를 세척하는 기계도 있다. 깨끗하게 씻은 고추로 깨끗한 고춧가루를 만든다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젊은 시장 프로젝트 추진 중인 상인회장님




 맛있는 떡과 기름을 짜는 가 씨의 정성과 기술의 마인드는 태안특산물 시장을 전국적인 명물로 만드는데 기여하고 있다. 가 씨는 태안특산물전통시장 상인회의 6대 회장이다. 회장 직무를 수행한지 이제 일 년, 가 씨에게 회장으로서의 책임감과 시장의 발전상을 물었다. “여기 상인 분들 평균 연령대가 칠십대예요. 저도 젊은 축이지요. 시장의 주축이 연세 있는 어르신이시다 보니 변화와 도전에 대해 보수적이세요. 그렇다고 하루아침에 삶의 방식을 바꿀 수는 없잖아요?” 가 씨는 가랑비에 옷 젖듯 조금씩 시장의 체질을 바꿔나가고 있었고 그의 계획은 특산물전통시장의 토요장터로 구체화되었다. 매주 토요일, 시장에서는 왁자지껄한 난장이 펼쳐진다. 시장 골목 한가운데 딱 그 시간 그 분위기에서만 맛볼 수 있는 국수, 빈대떡, 족발과 막걸리가 푸짐하게 차려진다. 


 지역의 예술가들은 재능기부 형식으로 시장 분위기에 흥을 더한다.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또 다른 한 방법은 아이들의 목소리로 채우는 것이다. “아이들 물고기 낚시 이벤트를 격주로 벌이고 있어요. 뭐 대단한 건 아니지만 의외로 호응이 좋아요.” 큰 수조에 물고기 장난감들을 넣어놓고 자석 달린 낚싯대를 드리우게 하여 낚는 이벤트였다. 어른들이라면 별 것 아니라며 지나갈 것 같지만 아이들은 저마다 대물을 낚기 위해 정신없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시장 골목에 울리자 손님 없어 시름 깊던 어르신들 주름살도 조금씩 펴진다. 시장을 젊게, 조금 더 젊게 만들기 위한 가 회장의 계획이 느릿하지만 착실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상인끼리, 나아가 손님과 상인들이 화합하는 시장 만드는 것이 제 꿈입니다.” 매달 1일 이루어지는 시장 대청소는 태안특산물전통시장 상인들의 협력과 화합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손님을 맞이하는 주차장부터 시장 건물 구석구석, 나아가 시장을 둘러싸고 있는 외곽 도로까지를 상인들은 자발적으로 나와 열심히 청소한다. 협동하여 땀 흘리고 시원한 음료수 한 잔 마시고 나면 상인들은 조금 더 가까워진다. “신혼살림을 깨 볶는다고 하잖아요? 그만큼 고소한 관계라는 뜻이겠지요. 제 꿈은 그래요, 가게에서 열심히 깨 볶고, 시장 상인들과 더불어 깨 볶고, 찾는 손님들과도 깨 볶는 꿈. 고소한 시장, 화목한 시장이 되는 것.” 깔끔하게 단장한 태안특산물전통시장을 걷고 있노라면 깨 볶는 고소한 냄새가 난다. 그것은 태흥떡방앗간의 냄새이자 화목한 태안특산물전통시장의 상인들이 선사하는 냄새이기도 하다.






태흥떡방앗간에는 전국에 단 두 대 있는 쌀국수기계가 있다.




 본문은 태안군청에서 [태안 따라 가게]로 제작된 글 입니다. 


태안읍 중앙로·태안특산물전통시장·서부시장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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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락처 : 041-670-2583
  • 최종수정일 : 2021-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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