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한이란 마한(馬韓)·진한(辰韓)·변한(弁韓)을 일컬음인데, 근래에 들어와 일부 학자들은 이를 원3국(元三國) 이라고 호칭하는 것 같으나, 혼동을 피하기 위해 본래대로 3한이라 일컫는다.
3한은 부족 연맹체(部族聯盟體)를 형성하고 있었는데, 당시의 정치 체제를 살펴보면 3한 전체를 통할(統轄)하는 연맹장(聯盟長)이 있었다.
또한 이 3한 사회에는 크고 작은 여러 종류의 나라가 전국 각지에 수립되어 있었는데, 이를 다스리는 즉 지방 통치권과 저수지 관리권을 행사케 하는 대족장(大族長)과 소족장(小族長)을 두었다.
이때의 대족장을 거수(渠帥)·신지(臣智)·견지(遣支) 그리고 소족장을 살해(殺奚)·불예(不例)·읍차(邑借)라고 불렀다.
이들은 절대적인 권력의 소유자로서 부족 위에서 군림한 것이 아니라. 보통의 읍락(邑落) 지역에서 부족들과 함께 거주하는 존재였다.
이때는 제정일치(祭政一致) 체제에서 벗어나 제정분리(祭政分離)가 실시되었으며, 이에 따라 제사 지역과 읍락이 따로 있었다.
이 같은 제정분리에 따라 종래의 막강했던 천군(天君)의 세력은 점진적을 약화되어 갔으며, 이에 반해 정치적 군장(政治的君長)의 세력은 오히려 강화되어 갔으나, 천군이 주관하는 소도(蘇盜)는 특별한 신성 지역이었으므로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된 곳이었다.
다음은 3한의 위치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하는데, 3한중 본군과 직접 관련이 있는 마한에 관해 알아보기로 한다. 이 마한의 위치에 대해서는 학자들 간에 이설(異說)이 많은데, 동국지리지(韓百謙著)의 내용이 종래의 통설로 알려진 경기도·충청도·전라도인데 반하여, 이병도 박사는 경기도를 제외한 충청도·전라도에 한한다고 주장하였다.
이해를 돕기 위해 도표로 표시하면 다음과 같다.
국명 | 위치 | 중심국과 그의 소속국가 수 | 비고 | |
---|---|---|---|---|
종래학설 | 신학설 | |||
마한(馬韓) | 경기도 충청도 전라도 |
충청도 전라도 |
목지국(目支國=月支國) 54개국·10여만호 | 369년(백제근초고왕24)에 백제에 병합됨 |
마한 54개국 중에서 충청남도 내에 위치했던 나라는 모두 16개국이면, 이 중에서 태안에 자리한 나라는 신소도국(臣蘇塗國)과 고랍국(古臘國)인데, 신소도국은 지금의 태안읍 동문리 백화산 기슭의 샘골(一名斜陽洞)이며, 고랍국은 고남면 고남리에 있었다.
앞에서 약술한대로 마한 54개국 중에서 가장 유력한 중심국이 충남의 직산(稷山)에 위치했던 목지국 이었는데, 이 목지국의 진왕(辰王)이 정치적으로 최고의 연맹장이 되어 주변 여러 나라를 통치했으며, 따라서 태안에 위치했던 신소도국은 제천 의식의 중심국 역할을 맡고 있었던 것 같다. 다시 말하면 신앙적인 소도의 종주국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신소도국(臣蘇塗國)이란 이 소도(蘇塗)의 명칭에서 볼 때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며, 따라서 소도란 천군(天君)이 천신(天神)께 제사를 지내던 신성한 지역으로서 법률의 힘도 미치지 못한 곳이다.
태안의 구명(舊名)이 소태(蘇泰)·소주(蘇州)·소성(蘇城)등으로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며, 따라서 소도(蘇塗)와의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 같은 측면에서 고찰해 볼 때, 태안은 일찍 4세기경부터 마한의 제천 의식 중심국으로서 신앙적인 소도의 종주국이었음을 이해케 한다.